[캠퍼스엔=권예인 기자] 2020년, 전 세계적 전염병의 확산으로 어느 때보다도 배려가 필요할 때다. 내가 원치 않더라도 모두의 평안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 나와는 다른 일상의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도 강해졌다. 나에게는 간편했던 화상 회의의 버튼이 누구에게는 천근의 어려움이 담긴 한 발자국이었을 수 있다. 모든 걸 배달로 시키면 된다는 간편함도 배달비와 최소금액이 부담스러운 누군가에겐 불가능한 선택지일지도 모른다. 만인의 의식주를 채워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간편함이 조금 물러나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나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거두고 먼저 손길을 내미는 환대가 필요하다. 환대란 누군가를 반갑게 맞아 정성껏 대접한다는 의미이다. '정성껏'이 없다면 환대의 개념은 모호해질 것이다. 환대로서의 배려는 타인을 위한 조금의 시간과 노력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환대는 공감으로부터 출발한다. 나 또한 추후에 노인이 되기에 노인 관련 정책에 함께 노력을 기울인다. 내가 타국에선 이주민이 되기 때문에 한국의 이주민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점차 ‘우리’의 굴레에 나를 들여놓아 보자. 서로 다른 사람들을 연결 짓는 고리는 공감에 있다.
겨울이 왔다. 한파가 우리의 삶을 얼어붙게 하고, 만물은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코로나의 여파는 우리의 일상과 자유를 잠시 한파에 가두고 있다. 하지만, 겨울 추위에도 불씨는 존재한다. 추운 날 모닥불 곁은 사람을 모으고 사랑을 선물한다. 우리 누구나 모닥불을 만들 수 있다. 타인을 위한 공감과 배려의 손길 하나는 추운 겨울을 이겨낼 원동력이다.
봄이 머지않았다. 쉴 새 없이 떨어지던 기온은 다시 오를 것이다. 모두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것이다. 결국 영원하지 않을 이 전염병의 여파는 계절과 같이 어느새 지나갈 차례다. 그렇게 봄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 속에 숨어있던 새싹이 꽃을 피우고 모두 집 밖을 나온다. 봄이 오기 전 겨울을 지내는 우리는 이전보다 조금 더 긴 겨울에 대비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고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보자. 조금은 귀찮겠지만, 번거로운 움직임 하나하나가 더 밝은 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