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피로사회] 중 ‘피로사회’에서 한트케는 피로를 “세계를 신뢰하는 피로”라고 정의한다. 그것은 자아를 “개방”하여 세계가 그 속에 새어 들어갈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고독한 피로 속에서 완전히 파괴된 “이원성”을 복구한다고 한다. 한트케는 이런 “근본적인 피로” 위에다 활동성을 절대화하는 경향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져버린 모든 생존과 공존의 형식을 모아들인다. “근본적 피로”는 아무것도 할 능력이 없는 탈진상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그것은 오히려 영감을 주거나 정신이 태어나게 하는 특별한 능력으로 묘사된다. “‘피로의 영감’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다는 무엇을 내버려두어도 괜찮은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라고 말하고 피로는 특별한 태평함, 태평한 무위의 능력을 부여하고 그것은 모든 감각이 지쳐 빠져있는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피로 속에서 특별한 시각이 깨어난다고 한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한트케는 피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피로를 계기로 잠시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 있게 지내며 재충전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요즘 학업, 업무, 집안일 등에 치여 살며 피로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은 쌓인 피로를 푸는 것을 계기로 잠시
코로나 19가 계속해서 확산되면서 한국사회에는 언택트 문화가 도래하고 있다. ‘언택트’란, ‘접촉하다’의 뜻을 지니고 있는 콘택트(contact)와 부정의 의미인 언(un-)이 합성된 말로, 사람들이 접촉하지 않고 소비생활을 즐기는 것을 우리는 흔히 ‘언택트 문화’라고 한다. 과거부터 접할 수 있던 키오스크, 배달앱 주문, 온라인 쇼핑몰 등은 모두 위 문화에 해당한다. 문제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대변되는 언택트 문화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자는 온라인 쇼핑을 더욱 편리하게 여겨 언택트 문화에 잘 적응하는 반면, 노인이나 빈곤층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키오스크의 사용조차 어려워한다. 무엇을 눌러야 주문이 되는지, 결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오랫동안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주문해 왔던 고령자층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확산이 생소하기만 하다. 실제로 마케팅 여론조사 업체 ‘한국리서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전국 1,000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보격차 의식조사에서 노년층의 디지털 기기 능숙도는 다른 연령대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또한, 60세 이상 노인의 37%만이 최근 한 달 동안 온라인거래(상품거래, 음식배달서비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태어나자마자 가족과 국가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듯 인간은 필연적으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게 된다. 따라서 사회의 한 개인은 타인과 삶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과 촘촘한 관계망을 이루며 상호의존적인 삶을 누린다. 그러므로 타인과의 관계는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계로부터 단절되거나 고립된다면 인간은 사회에서 도태되고 생존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관계는 인간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는 논리이다. 또한 사회적 존재인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일체감과 유대감을 느끼며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을 본성적으로 갖고 있다. 그 욕망을 실현함으로써 인간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생존과 행복을 위한 이상적인 관계는 올바른 소통에서 시작된다. 올바른 소통은 '배려'와 '공감'을 기반으로 상대와 대등한 입장에서 이뤄지는 쌍방향적 교류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참된 소통을 통해 사회구성원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이 올바르게 이뤄지는 사회야말로 바람직한 공동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재 한국 사회는 건강한 공동체와
몇 년 전부터 한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활한복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전형적인 디자인의 생활한복에서 고유의 멋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살린 다양한 생활한복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복이란 우리나라 고유의 의복을 뜻한다. 그 전통의 선을 현대부터 그어보면, 영·정조 시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풍속도에 나타난 한복까지 그을 수 있으며, 다시 조선 초기, 고려, 통일신라를 거쳐 고구려 고분벽화의 기본복식(유·고·상·포)까지 이어진다. 더 나아가 가시적인 자료는 없으나 고조선까지도 이을 수 있다고 본다. 몇 천 년에 걸친 유구한 역사만큼 한복의 변천도 끊임없다. 고구려,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복식들을 보면 상의의 길이 변화, 저고리를 입는 방법 등 시대에 따라 한복이 조금씩 달라져왔음을 알 수 있다. 생활한복의 개념은 1800년대 말 개화기 때 등장했는데, 일례로 우리가 흔하게 ‘유관순 한복’이라 부르는 당시 여학생들이 입던 개량한복도 등장했다. 이 개량한복은 어린 여학생들이 한복을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이화학당의 교사였던 선교사가 양장의 옷본을 참고해 만든 것이다. 이렇게 전통한복에 활동성과 편
혼자 여행을 떠났다. 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나는 글을 종이에 옮겨적었고, 의사소통만 가능한 간단한 언어를 내뱉으며, 다른 사람들과 일상을 이야기했다.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일들을 겪으며 알아간 것들이 많았고, 글을 통해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이것은 A의 이야기이다. 매일 감정 일기를 썼다. 힘들었던 날에는 듣고 싶은 위로의 말도 적었고, 기쁜 날에는 그 기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적었다. 슬픈 날에는 그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적었고, 화가 나는 날에는 차마 내뱉지 못한 아픈 말들을 적었다. 그렇게 내가 느낀 감정들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었다. 이것은 B의 이야기이다. 이외에도 타지에서 자취 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식이나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들을 공유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이들이 찾은 것은 삶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엮어주는 ‘독립출판’이었다. 독립출판은 글의 주인인 저자가 직접 책을 만드는 1인 출판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직접 출판 등록을 해서 자신의 책을 만들 수 있고, 모든 출판 과정을 직접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자신만의 책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면 1권만 제작해도 되며,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
2008년 말콤 글래드웰은 본인의 저서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1만 시간, 즉 10년동안 한 분야에 몰두하여 실력을 닦으면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보통은 이런 사람들을 두고 우리는 '스페셜리스트' 내지는 전문가라고 칭한다. 이 '1만 시간의 법칙'을 두고 지금껏 수많은 사람이 찬성과 반대를 논의해왔고, 이와 관련한 서적, 뉴스 등을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방대하다. 본 칼럼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의 옳고그름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특정 분야에 대한 1만 시간이 중요할 지언정, 바야흐로 '제너럴리스트'들의 학제적인 접근이 절정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이 출간한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Range)」라는 책과 사티아 나델라(MS사 CEO)의 책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는 각각 2019년 2017년에 출간된 책으로 '아웃라이어'보다는 훨씬 최근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상세한 부분에선 차이가 있지만, 이 두 책이 공통적으로 젊은 층에게 요구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제적인 접
1980년대의 대학 진학률은 합격자 기준 27.2%였다. 이후 대학진학률은 2009년 77.8%을 기록했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진학을 희망하면 누구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는 동안 우리 사회가 대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대학생’ 이라는 단어를 보고 각자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해 친구들과 즐거워하는 모습’, ‘학점이나 취업준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 혹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는 모습’ 등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려낼 수 있다. 수십 년 전 학업에 뜻을 가진 소수만이 대학에 진학하던 시절, 세상은 대학생을 ‘지식인’으로 바라보았다. 당시 대학생들의 모습으로 미루어보아 불편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사회가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이 아닐까. 더 이상 사회가 대학생을 ‘지식인’으로 바라보지 않는 이유는 ‘행동하는 대학생’이 줄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 이상 대학생들이 행동하지 않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의 사회보다 대학생들이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진 데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학점’,
옛날에는 유명한 TV프로그램 시청률이 50%가 넘던 것에 비해 요즘에는 시청률 10%로도 넘기기가 힘들다. 이러한 시청률 조사는 우리나라에서 1991년부터 시작되었다. 시청률 조사를 하는 회사는 대표적으로 닐슨 코리아와 TNMS가 있다. 닐슨 코리아에서 시청률은 가구 단위의 시청률을 말한다. 가구단위의 시청률 조사의 모집단은 시청영역 내의 전체 TV보유 가구 수 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청영역은 전국과 수도권으로 나누어져 시청률이 측정된다. 모집단 중 표본은 TV시청환경에 관한 기초조사를 실시하여 층화 무작위추출에 따른 1차 표본을 구성한 후 TV시청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고려하여 부표본을 나열한 후 2차 표본가구를 추출하는 이중 표본추출 방식을 활용하여 표본을 추출한다. 이러한 기초조사를 통해 패널을 선정한 후 선정된 패널가구를 방문하여 피플 미터를 설치하여 이를 통해 누가 언제 어떤 채널을 얼만큼 시청했는가를 기록한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매일 새벽 2시부터 전날의 시청정보를 닐슨 본사로 수집한다. 이를 이용해 편집 규칙과 가중치를 적용해 불량데이터를 걸러내고 모집단으로 환산하여 생성한 데이터와 프로그램 모니터링 정보를 패널의 시청정보와 결합하여 생성한
머릿속에 [빨간 파란색]을 떠올려 보아라. 글자로 형상화하지 말고 노란색, 초록색과 같이 색깔 그 자체로 정의해 보아라. 어떤 위대한 화가가 살아 돌아와도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빨간 파란색]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아니, 평생 살면서 [빨간 파란색]이란 단어를 생각할 일이나 있겠는가. 그런데 있다. [빨간 파란색]같은, 인생 사는데 하등 필요도 없는 그런 개념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우리는 본 적도, 알 수도 없는 [빨간 파란색]의 색깔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삼촌과 독립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아빠와 나눴던 대화를 말씀드린 적 있었다. "의견 차이로 인해 부자지간에 분쟁이 많이 일어나요. 그럼 항상 나오는 소리가 이거예요. [너, 내 덕분에 이렇게 따뜻한 집에서 먹고, 자고, 씻고 할 수 있는 거잖아. 내가 너 다 먹여살리고 있는데 그게 싫으면 너 나가. 나가서 혼자 살아.] 이 말을 꺼내는 순간 저는 할 말이 없는 거예요. 왜냐면 사실이잖아요. 좋으나 싫으나 일단 아빠가 돈 벌어오고 보살펴주기 때문에 제가 이제까지 살 수 있는 거니까."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기에 나는 웃으며 말했으나 이 말을 들은 삼촌께선 급속도로 얼굴이 굳더니 심각
영화 '기생충'은 올해 초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 영화는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20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자리 잡았고 세계의 수많은 영화제와 동등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부산영화제를 찾는 해외 유명 영화인들과 관람객들은 점차 늘어가고 있기에 영화제 위상은 계속해서 격상한다고 예상한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으로 돌려보자면 한국 영화제의 현실은 변변치 않다.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와 마찬가지로 국제영화제를 지향하는 부산영화제를 제외하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여전히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생충을 포함한 한국 영화의 최근 선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영화제가 겪고 있는 현상은 한국의 고질적인 문화 편식에서 비롯된다. 즉 영화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영화제가 관람객을 끌어들이는 도구로만 인식하고 그것을 수년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영화를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영화제를 비교하자면 프랑스를 예로 들 수 있다. 프랑스의 영화제는 매년 150여 개의 영화제가 개막하고 있다. 또한, 기존
가난한 떠돌이가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거리에서 꽃을 파는 눈먼 소녀를 만난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떠돌이는 마지막으로 남은 동전을 털어 꽃을 산다. 그런데 떠돌이가 소녀에게 돈을 건넨 후 곧바로 자동차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로 인해 소녀는 떠돌이를 부자로 오해하게 된다. 그날 밤, 떠돌이는 술에 취해 자살하려는 백만장자를 구해주고 그와 친구가 된다. 떠돌이는 백만장자가 술에 취했을 때 돈을 얻어내어 그 돈으로 소녀를 도와준다. 그리고 마침내 소녀의 수술비까지 마련해주어 소녀는 눈 수술을 한다. 찰리 채플린의 ‘시티라이트’는 도시의 ‘어둠’과 ‘빛’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가 제작되었던 1930년대는 미국이 대공황을 겪을 때였다.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빈부 격차는 정점을 찍게 되었다. 시티라이트에서 ‘백만장자’는 술에 취했을 때는 떠돌이의 친구가 되지만, 술에서 깨어나면 떠돌이와 철저한 타인이 된다. 또, 가난하지만 한결같은 소녀와 자살 충동에 빠진 풍요로운 백만장자의 삶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점들이 영화 속에서 도시의 ‘빛’과 ‘어둠’으로 작용하며 끊임없이 깜빡이고 있다. 떠돌이는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
1945년 8월 15일.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광복절’이라는 날. 하지만 같은 날 독립을 맞이한 하나의 나라가 더 있다. 한국과 굉장히 닮았다고 소문이 난 ‘베트남’이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같은 날 독립이 된 나라. 독립 이후 남과 북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정부를 수립한 나라. 이러한 수식어들은 베트남과 한국에 모두 적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식어들보다 우리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베트남 전쟁’이다. 6.25전쟁의 여파로 경제개발이 절실히 필요했던 우리나라에게 베트남 전쟁은 마치 한 줄기 빛과도 같았다. 베트남 전쟁을 치르는 8년동안 한국은 10억 달러에 이르는 돈을 벌 수 있었고, 그 돈은 먼 훗날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는 그들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았다. 이득을 본 건 일부 고위관료들이었을 뿐,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용사들은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받거나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여생을 마감해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베트남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방식으로 미화되었다. 전쟁에서 상대국 군인을 죽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처사지만, 민간인 학살이나 성폭행은 별개의 문제이다. 빈호아 학살, 하미마을,
정부는 지난 달 7일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안 3건을 심의·의결하였다. 덧붙여 이번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에 대한 심의와 비준을 통해 한-EU FTA 분쟁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준안 세 건 중 하나인 병역법 개정안의 골자는 보충역으로 판정받은 인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사회복무 요원 및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인 보충역이 현역 복무를 원하는 경우에는 현역으로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역․보충 역 복무에 대한 개인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것에 개정안의 의의가 있다. 즉, 정부는 현행 대체복무제를 최대한 유지하며 제 29호 협약에 대한 국제노동기구의 재판단을 이끌만한 묘안으로 병역법 개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출한 병역법 개정안의 내용과 방식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선 방식적인 측면에서 신체검사 당시 현역 복무에 부적합하다고 판정된 인원이 현역으로 복무할 수도 있다는 것이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보충역 판정인원의 현역복무에 따른 국방력 약화를 원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한 우리와 유사하게 병을 징집하여 초과인원을 공기업과 사기업에 배치한 이집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온 8월까지, 마스크를 끼고 여름을 보낼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해 보지 못한 일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서 갑자기 ‘코로나’라는 질병이 우리에게 나타난 것 또한 재앙 중의 가장 큰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한국에 3월의 기점으로 더 확산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과 5개월 정도 만에, 많은 사람들의 생활패턴과 그리고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일상들을 아예 다른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그렇기에 불편하지만 우리는 묵묵히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상황 속에서 초대하지 않은 손님인 ‘코로나’와 함께 하는 일상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데, 백신이 하루빨리 나오지 않는 이상,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가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더 더욱이 사람들은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유명한 미래학자의 저서가 베스트셀러 5 안에 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코로나를 경험해보고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서 예전까지는 질병이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겠느냐? 라는 생각을 주로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급성 호흡기로 바로 전염이 될 수 있는 코로나 이
“나 2000원 비싸짐”은 요즘 Z세대의 SNS와 커뮤니티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표현이다. 팩트 폭행, 이른 바 ‘팩폭’을 당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흔히 ‘뼈 맞았다’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2000원 비싸졌다’는 말은 ‘뼈 맞았다’에서 진화된 표현이다. ‘팩트로 뼈 맞았다’라는 뜻은 ‘팩트 때문에 뼈가 발라졌다’라는 의미이고 이를 직역하자면, 말 그대로 ‘순살 됐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2000원’은 일반 치킨보다 순살 치킨이 ‘2000원’ 더 비싼 것에서 유래되었다. 2020년에 탄생한 새로운 표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하여, 새로이 만들어져서 사용되거나 기존에 있던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단어 뜻하는 ‘신조어’가 전보다 더욱 많이 생겨났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알아볼 것은 ‘코로나 케이션’이다. ‘코로나 케이션’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고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이 기간을 방학에 빗대어 만들어진 말이다. 신선한 표현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진행의 선택지가 많이 갈리고 있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