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2000원 비싸짐”은 요즘 Z세대의 SNS와 커뮤니티에서 새롭게 볼 수 있는 표현이다. 팩트 폭행, 이른 바 ‘팩폭’을 당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흔히 ‘뼈 맞았다’는 표현으로 사용한다. ‘2000원 비싸졌다’는 말은 ‘뼈 맞았다’에서 진화된 표현이다. ‘팩트로 뼈 맞았다’라는 뜻은 ‘팩트 때문에 뼈가 발라졌다’라는 의미이고 이를 직역하자면, 말 그대로 ‘순살 됐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2000원’은 일반 치킨보다 순살 치킨이 ‘2000원’ 더 비싼 것에서 유래되었다.
2020년에 탄생한 새로운 표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올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하여, 새로이 만들어져서 사용되거나 기존에 있던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단어 뜻하는 ‘신조어’가 전보다 더욱 많이 생겨났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알아볼 것은 ‘코로나 케이션’이다. ‘코로나 케이션’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하고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이 기간을 방학에 빗대어 만들어진 말이다. 신선한 표현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진행의 선택지가 많이 갈리고 있는 상태에, 마냥 웃으면서 사용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진다.
다음은 ‘인스피리언스족’이다. 이는 집안을 뜻하는 ‘indoor’와 경험을 뜻하는 ‘experience’가 결합된 말로 밖에서 즐기던 경험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소비자를 말한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며 집을 단순히 머물고 휴식하는 공간이 아닌,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홈시어터, 홈바, 헬스장, 홈 사우나 등을 만들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꾸며 놓고 삶을 즐기는 것이다. 누군가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로써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웰빙족'과 비슷하지만, 훨씬 독립적이고 폐쇄적이라는 점에서 구분되는 신조어이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가 합쳐진 단어로,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겼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어느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뉴스나 정보를 접할 때 가장 먼저 드는 감정으로 '공포'보다는 '불안'을 꼽았다고 한다. 이 밖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정신 건강 상태가 나빠졌다는 사람들, 감염될 것이 두려워 주변 사람을 경계하거나 의심한 적이 있다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 '코로나 블루'의 심각성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견된다.
이외에도 코로나19로 생겨난 신조어는 훨씬 많다. 어떤 단어는 '기발하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또 어떤 것은 굳이 이런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싶은 것들도 있다. 신조어는 그 시대상에 맞춰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의 언어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스스로 적당히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