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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베어’는 현대사회에서 시행 가능할까?

블랙미러 에피소드 '화이트베어'를 보고

 

주인공이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통이 심한 듯 머리를 감싸 쥐는 주인공은 잠을 자던 의자에서 힘겹게 일어나 둘러보다, 티비에서 알 수 없는 표식이 깜빡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의문에 빠진 주인공은 거실로 나와 이것저것 훑어보다가, 어린 여자아이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을 보고난 후 그 여자아이와 신나게 놀던 기억이 머리를 스친다. 자신의 딸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바깥으로 겨우 나온 주인공은 충격적인 현실을 마주한다.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창문 너머로 자신을 빤히 바라볼 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 자신을 갑자기 살해하러온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관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도와달라는 주인공의 울부짖음에도 핸드폰 카메라만 들이밀고 무시한다. 주인공은 온 힘을 다해 도망치다, 주유소에서 주유하려는 한 남자와 여자를 만난다. 다행히 그들은 정상이었다. 길거리에 있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으로 행동하며 주인공을 도와 도망가는 것을 도와준다.

 

그러나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한 남자에 의해 숲으로 가게 되는데 그 남자도 살인이 목적이었다. 다행히 여자가 그 남자에게 총을 쏴 그들은 탈출할 수 있었고 그렇게 그들은 화이트베어로 간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이 곳은 오면 안 되는 장소라는 걸 직감한다. 설상가상으로 악당까지 마주하지만, 주인공은 반격을 해 총을 뺏어 쏘려고 한다. 그러나 총에서는 생뚱맞게 폭죽이 나오고 방송국이 넓게 펼쳐지며 청중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 시작한다. 총을 가지고 쫓아오던 악당들을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주인공은 도망가지 못하게 의자에 강제로 앉혀 밧줄로 묶인다.

 

사실 주인공은 한 어린 아이를 유괴 살해의 공범이었다. 주인공이 초반부터 겪었던 이 모든 것은 실제가 아닌 연기자들이 투입된 연극이었으며, 살인자의 공범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재판 중 자살한 약혼자 탓으로만 돌리는 주인공을 벌주기 위해 만든 장치였던 것이다. 주인공은 이 지옥같은 순간을 되풀이 한다. 연극이 끝난 후에는 다시 처음에 있던 집으로 돌려보내 기억을 지우고 매일 같은 순간을 반복한다. 주인공은 차라리 죽여 달라고 하지만 기억을 지울 뿐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화이트베어는 현대 사회에서 가능할까?

각종 흉악 범죄가 일어나면 뉴스 댓글에서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인용되곤 한다. 이 말은 고대 바빌로니아의 황이 만든 함무라비 법전에 기록된 것이다. 범죄자가 다른 이를 다치게 했거나 죽였다면,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1차적인 의미이다. 화이트 베어가 하는 일도 이와 같다. 어린 아이를 유괴해서 죽인 것을 촬영한 여자를, 똑같이 촬영해서 죽이려 한다. 또한 사람에게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게 보복하는 것은 힘들다. 가해자는 또 다른 피해가자 되어 다시 보복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화이트 베어도 올바른 처벌법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우선 주인공은 아이를 죽인 살인자의 공범이긴 하지만, 청중들이 주인공을 심판하고 벌을 줄 자격이 있을까 다. 청중들과 배우들이 벌을 주는 행위는 통쾌하고 속시원하다. 그런데 그들을 보면 단순히 벌을 주는 목적이 아니라 행위 자체를 즐기고 있다. 실제로 마지막 부분에 행위를 즐기라고 조언하는 장면이 있다. 아이가 받았던 고통을, 주인공에게 똑같이 줌으로써 벌을 주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쾌감을 얻고 있다.

 

과연 올바른 행위일까? 피해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 초점을 맞춰 괴롭히고 있다. 과연 피해자 가족들이 정말로 원하는 일일까? 청중들과 배우들은 그저 주인공이 범죄자라는 이유로 괴롭히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행위인지는 생각해볼만 하다.

 

둘째로, 주인공은 매일 밤 기억을 잃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의 참회가 될까? 현재 범죄자들은 그래도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주인공은 기억을 계속 못하다가 마지막에서야 기억을 되찾고 다시 기억을 잃는다. 주인공에게 반성과 참회의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면 절대 통쾌한 행위가 아니다. 3자는 이를 즐기고 통쾌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피해자와 그의 가족의 경우에는 오히려 다른 방식을 원할 수 있다. 따라서 과연 현대 사회에서 가능한 일일지는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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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중 기자

건국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권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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