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1대 국회에서는 ‘비동의 간음죄’ 및 젠더 차별 관련 법률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강간죄란 ‘폭행 또는 협박으로 부녀를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는 대한민국 형법 제297조에 해당하는 법률이다. 현재 법원에서 강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구성 요권으로 두고 있으며 더 나아가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력과 협박(최협의설)’을 기준으로 유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비동의 간음죄란 ‘동의’가 성행위에 있어 죄목을 묻는 주 구성요소가 되는 것으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폭행과 협박 정도가 상대방이 항거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피해자의 동의 없이 간음 및 추행한 경우, 그리고 항거 곤란을 입증하기 어렵지만, 동의가 없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 저항의 외적 표시를 남길 여지가 없이 공포심에 짓눌려 당한 경우에 성폭력으로 처벌하지 못한다. 이러한 보호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비동의 간음죄 신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각 정당에서 비동의 간음죄에 대한 여러 법안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간죄와 비동의 간음죄 모두 폭행이나 협박을 당했을 경우, 반항이 불가능한 ‘항거 불가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보통 피해자 측 즉 상당수 여성의 입장에서 이를 증명해야 한다. 피해자로서 가해자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자신이 항거할 수 없는 상황, 동의하지 않았음과 저항의 표시 등의 증거를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이 비동의 간음죄는 ‘동의’라는 객관적이지 못할 수 있는 쌍방의 의사소통 및 사적인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에서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여성의 솔직하고 분명한 의사 표현이 남녀 관계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시작된 것은 한국 사회에서 오래되지 않았다. 스킨십 동의를 구하는 상황은 남자답지 않고, 그 상황에서 부정의 표현을 해도 부끄러움과 내숭의 표현일 뿐이라고 여기고 마는 상황이 빈번히 일어나 결국 원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이는 서로의 의사소통 부재로 갈등을 야기한다.
최근 Yes means yes rule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외쳐지고 있다. ‘그래’라는 정확한 긍정의 표현이 긍정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인식이 법률의 변화를 이끌기도 하지만, 때론 법의 구조적 변화가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과연 한국 사회의 성평등의 변화는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있는지 함께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