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을 기억 하시나요>
[캠퍼스엔 = 김보혜 기자] ‘복고풍’, '레트로‘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가끔씩 기억이 조작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 때 그 시절에 살아가지 않았더라도 그 시대의 노래를 들으면 느껴지는 벅찬 감동과 같은 것 말이다.
사람들은 이럴 때 자신의 기억이 조작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가슴이 뜨거워지고 고향에 돌아간 듯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떤 것이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피어나고 있는 것일까.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작품들로 그 예시를 들어보고자 한다.
< 추억을 소환시키다 >
‘응답하라’는 시리즈물의 드라마로 사람들에게 다른 드라마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매 화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준비해 어쩔 땐 웃음을 주고 어쩔 땐 큰 감동을 주었다. 현시대도 아닌 엄청난 과거도 아닌 딱 추억을 환기시키기 좋은 시대들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촬영 장소, 소품, 스타일 등 모든 것이 과거로 돌아가 있어 다양한 연령층의 추억을 꺼내오기에 적합했다.
이것이 ‘응답하라’ 시리즈가 사랑받을 수 있던 이유일 것이다. ‘응답하라’가 방영되고 나서 추억의 가요들은 다시 음악 차트에 오르기 시작했고, 그 시절의 유행어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는 등 꽤나 큰 반응들을 불러왔다. 그 시대를 살아가지 않았던 연령의 사람들 역시 마치 자신들의 추억을 보는 듯 벅찬 감동의 물결을 이어나간 것이다.
<공감을 이끌어낸 병원 속 이야기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와 의대 동기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어쩔 땐 전문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듯 갭 차이를 주지만, 어쩔 땐 그저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반전 매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케일이 큰 듯 보이지만 어렵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 대신 따뜻함을 시청자들에게 주는 그런 드라마인 것이다. 이 드라마는 20년 지기 의대 동기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중간중간 옛 추억을 환기하는 장면, 노래들이 나온다.
이들에게 주목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밴드’이다. 밴드를 통해 나오는 추억의 노래들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안 어울리는 듯했던 ‘밴드’라는 설정을 완벽하게 드라마에 흡수시켰다. ‘밴드’라는 설정을 투입시킴으로써 현대물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향수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을 좌우하는 매개체가 아님에도 그 어떤 장치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생각보다 과거의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완전히 다른 배경과 내용들이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직업이나 상황에 중점을 둔 것이 아닌 사람들 간의 의리, 보편적인 인간애, 과거의 추억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잔잔하지만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이 두 드라마의 매력이며, 사람들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는 쉬운 일이며, 그렇기에 그 시대를 경험해본 적 없는 사람조차도 드라마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향수에 진하게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