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연예기사에 대해 의견을 표현하는 이모티콘 체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훈훈해요' '화나요' '후속기사 원해요' 등 3개의 이모티콘이 사라지고 '응원해요' '축하해요' '기대해요' '놀랐어요' 등 4개의 이모티콘이 새로 추가되었다. 이러한 네이버의 개편은 ‘화나요’ 등의 부정적인 감정 표현으로 연예인 인격 모독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시행되었다. 이번 이모티콘 체계 변경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들의 댓글 폐지에 이은 후속 조치로 볼 수 있다.
지난 해 10월 가장 먼저 다음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시켰다. 당시 카카오는 연예뉴스 댓글에서 발생하는 연예인에 대한 인격적 모독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댓글 서비스 폐지를 결정했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 3월, “표현의 자유와 인격 보호라는 두 가치가 상충되는 댓글 공간이 유지되도록 노력해왔지만 뜨거운 관심을 받는 연예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다루는 댓글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격권 침해 문제에 책임을 공감했다”,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뉴스 댓글을 닫기로 했다” 라는 입장을 밝히며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했다.
더불어 네이버는 인물 검색어에 한해서 특정 인물에 관한 악성 루머가 만연하던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러한 방법들을 도입한 것은 부정적인 감정 표현 근절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서 만연하던 댓글의 익명성을 악용한 연예인 인격 모독과 허위사실 유포 등의 비방 행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예 악성 댓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포털 사이트의 댓글 서비스가 중단되자, 악플러들은 자신의 분노를 연예인의 개인 SNS나 유튜브와 같이 댓글을 남길 수 있는 창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또한 네이버 연예기사 내에 ‘화나요’가 사라졌지만 ‘놀랐어요’, ‘슬퍼요’ 등의 이모티콘으로 대체하여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한다. 이처럼 댓글 폐지나 이모티콘 변경 등은 근본적인 악성 댓글 근절 방책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악성 댓글 등의 혐오 표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회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