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엔/변민철 기자] 강원대(춘천)가 지난 3월 2일 총장 후보 공개토론회를 진행했다. 공개토론회에는 기호 1번 이원중 후보(화학생물공학부 교수), 2번 신효중 후보(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3번 주진형 후보(의학전문대학원 교수), 4번 김헌영 후보(현 강원대 총장)가 참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온라인으로 공개토론회를 대체하고, 2번의 토론회를 3번으로 늘려 부족한 자격 심사 기회를 대신했다. 또한, 후보자 공약에 대한 질의응답은 총장임용후보자 추천위원회(총추위) 홈페이지나 이메일을 통해 받기로 했다.
하지만 3월11일로 정해진 총장 선거를 앞두고 학생들과 교직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 강원대는 작년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 15개 단과대학 학생 대표 일동이 총장 선거에 대해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기형적인 투표 반영 비율(교수 100% : 직원 : 16% : 학생 4%)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내세운 초강수의 전략으로 평가됐다.
해가 바뀌면서 학생 새로운 학생대표들이 임기를 시작했고 총장 선거 대응 TF팀이 구성됐다. TF팀의 대표격인 오성훈 총학생회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구성원 간의 합의를 위한 회의체의 부재, 교수 집단만의 우위를 통한 총장 선출 과정에서 여전히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하면서 “학생 대표들은 현재 구조를 지적하며 해당 입장을 표출하고 행동을 개시하였지만, 학생들에게는 투표 참여를 자율적으로 맡긴 상태”라고 총장 선거 보이콧 입장을 전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직원 협의제와 총장 선출에 관한 대응 방안을 같이 고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연대와 유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2일 진행한 공개 토론회에 대한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토론회 이후 진행된 총장 후보들과의 비공식 간담회에서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학생을 정당한 학교 구성원으로 인정하길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총학생회장은 현재 학생들의 입장을 꾸준히 전달했지만, 여전히 무시하고 있는 교수회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와 학생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총장선거가 앞으로 강원대의 미래를 어디로 이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 아래는 강원대 학생대표가 총장 후보에게 전달한 선언문 전문
<총장 후보자에게 전달한 학생, 총동창회 공동 선언문>
강원대학교의 새로운 총장은 이런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1. 사회에서 활동하는 동문들도 강원대학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소중한 구성원임을 인정하고, 동문들이 학교의 중차대한 사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2. 총장선출은 물론 학교의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구성원이 없이 민주적 합의가 이루어지도록, 모든 구성원의 의사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합리적인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3. 학생 이탈률이 높아지면 학교의 위상이 흔들립니다.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학교, 학생이 다니고 싶은 학교, 학생이 사랑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헌신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4. 강원대학교를 선택한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 환경에서 미래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일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5. 총동창회를 비롯한 모든 대학 구성원들과 진심으로 교류하고 소통하고, 대학이 외형적 성장에 앞서 본질을 잃지 않고 본연의 핵심 가치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본정신을 소중히 생각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6. 강원대학교 예산심의 과정에 동문을 포함한 모든 대학구성원들의 참여를 인정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대표성을 인정하는 예산심의소위원회가 예산 수립과정에 투명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7. 총장선거에서 정책과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모든 후보들을 수용하는 포용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를 통해 그 에너지를 대학발전의 밑거름으로 만드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8. 언제 어디서나 학교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고, 제시되는 문제점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해법을 통해 항상 소통하고 함께 혁신하는 총장이면 좋겠습니다.
9. 정책 발표를 비롯한 학교운영에 일방적이거나 권위적이지 않고, 구성원들과 토론하며 결과를 만들어내는 민주적인 총장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