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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슈 (opinion)

숙명여대 트랜스젠더 학생 입학 논란, 결국... '입학 포기'

- 언론까지 뜨겁게 달궜던 트랜스젠더의 '여대 합격'
- 숙명여자대학교 대자보, 끊임없는 논쟁 이어져... 결국 '등록 포기'
- 여대 단체 연합 성명문 '법원의 성별변경 판결 반대 연서명'까지 나와
- 논지에서 벗어나 학교와 학생들을 비난하는 네티즌들, '선 넘었다'

- 언론까지 뜨겁게 달궜던 트랜스젠더의 '여대 합격'

 

 

[캠퍼스엔/신현수 기자] 최근 남성으로 입대해 성전환 수술(男→女)을 한 뒤 여군 복무를 희망했던 변희수(22) 육군하사에대해 육군이 강제 전역을 결정하면서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문제가 이슈화 됐다. 여지껏 없었던 갑작스런 상황에 이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 올해 1월 30일, 뉴시스 단독 취재 결과 성전환 수술(男→女)을 받은 트랜스젠더 A(22)씨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러 올해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에 최종 합격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으며 주민등록번호상 '여성'이기 때문에 여대에 지원 가능했다. 또한 학교 규정상 성전환자의 지원이나 입학을 따로 제한하고 있지 않기에 지원하는데 있어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됐고 공론화됐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많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샤워실, 기숙사, 화장실 등 같이 써야하는 공간에서 불편할 것 같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몇 학생들은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들은 입장문을 숙명여자대학교 대자보에 게시하였다.

 

- 숙명여자대학교 대자보, 끊임없는 논쟁 이어져... 결국 '등록 포기' 

 

 

숙명여자대학교 중앙 여성학 동아리 'SFA(Sookmyung Feminists Association)'는 이 사건이 일자 공식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들은 '트랜스젠더리즘을 이용하여 기존의 사회질서를 유지하려 하는 가부장적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를 규탄한다'고 하며 트랜스젠더 A씨의 입학에 반대했다.

 

 

 

 

숙명여자대학교 래디컬 페미니스트 소모임 'PIEAER'S'에서도 공식 입장문을 게시했는데, 이들은 '여대의 설립 목적은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여성에게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며 '우리는 생물학적인 성이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아왔다'고 하였다.  따라서 '숙명여대는 숙명에 입학한 여성들의 공간'이므로 '남성으로 태어나 몇십 년간 남성 권력을 누렸던 트랜스젠더에게 여성들의 공간에 들어올 자격이 어디있는가?'라며 '여성을 향한 성차별이 사라지지 않은 이 사회에서 여성의 능력과 야망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더이상 남성에게 빼앗길 수 없다'고 하였다. 

 

 

 

위 두 단체 외에 변소연 학생 또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그녀는 '나는 숙명을 지킬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본교 학칙 '제 1장 2조(교육이념 및 교육목적)'를 내세우며 숙명의 존재의의는 소수자의 교육권이 아닌 여성의 교육권이라 하였다.

 

이렇듯 트랜스젠더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입학을 환영하고 옹호하는 학생들 또한 있었다.

 

 

 

숙명여자대학교 공익인권학술동아리 '가치'는 다른 시각의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들은 'A씨는 여성으로 정체화한 트랜스 여성이며,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입학할 수 없다는 주장은 트랜스젠더 혐오이다'라며 '생물학적 여성'만이 '진정한 여성'이라 주장하는 이들에게 반문을 던졌고, A씨의 노력과 용기에 여지없이 박수를 보내며 합격을 진심으로 환영하였다.

 

 

 

숙명여자대학교 성소수자 인권모임 '무럭무럭' 또한 공식 입장문을 내놓았고 이들 역시 트랜스젠더 A씨의 입학을 환영하였다. '트랜스여성은 당신들(생물학적 여성만이 여성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여성성을 증명할 의무가 없고, 젠더는 타인이 찬성이나 반대를 할 대상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미 존재하는 정체성'이라며 '지금 학내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일은 또 다른 소수자 혐오일 뿐 인권운동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권력자인 동시에 약자이고 소수자'이며 '인권운동은 모든 인간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투쟁이지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는 파이 싸움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무럭무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숙명여대가 더욱 퀴어프렌들리한,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젠더퀴어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부 17학번 나수빈 학생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그녀는 '성전환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하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고 이러한 권리들은 질서유지나 공공복리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학교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은 트랜스 여성이 입학하는 일이 아니라 저급한 생각과 판단으로 다른 사람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일부 학우들의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A씨의 입학을 환영하였다.

 

이런 논쟁이 대자보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끊이질 않았고 학내 반발 또한 거셌던 탓에 A씨는 등록일 마감이었던 지난 7일까지 등록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숙명여대 법과 대학 진학을 사실상 '포기'했고 결국 20학번으로 입학하지 않게 됐다.

 

- 여대 단체 연합 성명문 '법원의 성별변경 판결 반대 연서명'까지 나와

 

찬성했던 입장에서는 이 소식에 안타까워 했으며 앞으로 사회가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였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숙명여대를 포함한 이화여대, 성신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덕성여대 등 여대 단체 연합에서는 성별변경 남성의 숙명여대 입학 포기를 환영하며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을 받아준 법원의 판결에 반대하는 연서명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남자가 법적으로 성별을 변경하고 여성의 공간에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연서명이다.
 

 

- 논지에서 벗어나 학교와 학생들을 비난하는 네티즌들, '선 넘었다'

 

이 일이 공론화되면서 네티즌들 또한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기사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대부분 굳이 여대에 들어가는 A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숙명여자대학교 일부 학생들이 강력한 반발을 일으키며 반대 입장문을 내놓자 네티즌들은 숙명여자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가 왜 사회적 약자인 성소수자의 입학을 반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는 '모순'이라 하였다. 이어 '페미는 정신병', '숙명여대 자체가 인서울 최하레벨', '여대를 없애자', '숙명여대생들의 수준은 이 정도' 등 공격적인 댓글과 함께 모두를 싸잡아 욕하는 댓글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의견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다양하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은 어느 누가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문제다. 따라서 학생들의 의견을 갖고 네티즌들이 반발하여 비난하는 행동은 선 넘는 일이며 이는 논지에서 벗어난 일이다. 또한 페미니즘을 무조건 안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페미니즘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항해 여성 권리와 주체성 확장과 강화를 주장하는 이론 및 운동으로,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급진적인 페미니즘을 생각하며 이를 비판하고 있다. 이 또한 하나의 사상일 뿐이지, 우리가 함부로 운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나아가 이 사건과 '숙명여대생들의 수준'은 관련이 없다. 네티즌들은 일부 학생들의 의견을 갖고 '숙명여대생들'이라며 전체를 지칭하여 일부 학생들과 단체들의 의견을 숙명여대 학생들 모두의의견으로 일반화하고 있다. 우리는 댓글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근거없는 사실 혹은 떠도는 말로 인해 누군가를 비방하거나 무시하는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21세기인 지금,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성이 존재하고 이는 존재 가치로서 차츰 받아들여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첫 사례였던 트랜스젠더의 여대 합격 소식에 많은 찬반 논쟁이 있었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재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A씨는 결국 등록을 포기해야만 했다. 아직 우리 사회는 트랜스젠더에게 마냥 관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 또, 갑작스러웠던 소식에 많이 당황했던 학우들도 있었을 것이다.

 

성소수자는 말 그대로 '소수자'이며 우리는 그들의 인권도 존중하며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뭐든 극단적인 것은 다른 한 쪽의 반발을 사기 마련이며 다른 한 쪽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 쪽 입장에 서서 뭐든 현명하게 바라봤으면 한다. 우리사회가 다양한 존재 가치를 인정하며 이번 논란을 통해 관련 법안이 생기길 하는 바램이다.

프로필 사진
신현수 기자

항상 '팩트(fact)'만을 전하고, '임팩트(impact)'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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