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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이슈 (opinion)

당신의 에브리타임은 안녕하신가요?

[캠퍼스엔/임수정 기자] 10월 초 서울 모 여대 커뮤니티 게시판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게시판에 ‘우울하니 위로 받고 싶고, 용기를 얻고 싶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죽어’라는 댓글이었다. 결국 우울증을 앓고 있던 글쓴이는 더 큰 상처를 받고 ‘에타 악플러를 처벌해 달라’는 유서를 쓰고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에브리타임은 전국 400개 대학을 지원하는 대학 커뮤니티 및 시간표 서비스로 각 대학 재학생들에게 시간표 관리, 학교생활 정보 및 익명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한다. 해당 서비스는 학교 웹메일 인증을 통해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커뮤니티를 이루며 400개 대학의 454만 대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위와 같은 특징으로 많은 대학생들은 에타를 통해 학교생활 정보 및 행사 소식을 접하고 간혹 시험 기간에는 같은 공감대를 형성해 활발한 소통을 이루고 있다. 나도 에타를 통해 학생회 소식을 주로 접하고 개인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때도 에타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익명성이 강한 나머지 혐오표현과 악성 댓글이 쉽게 난발한다는 문제가 지속돼 왔다.

 

 

청년참여연대가 11월 3일 발표한 <‘에브리타임’ 내 혐오표현 관련 이용자 설문과 대학 정보공개청구 결과 분석>에 따르면 325명의 응답자 중 321명이 에타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그 중 79.1%(248명)이 에타 이용 중 불쾌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익명·막말·비방(95개, 38.3%), 여성혐오 등 소수자 혐오(68개, 27.4)가 많았다. 이용자의 신고가 많은 게시글의 유형으로는 비하·욕설, 젠더·지역주의 관련 혐오 발언 등이 다수였다.
 

내가 재학 중인 학교의 에타도 다르지 않다. 본교 교양교육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희망 교양 교과목 설문조사 결과 여성학이나 페미니즘 관련 교과목 신설 요구가 있었다. 이에 관한 학생 선호도 조사 과정에서 한 학우가 ‘페미니즘 관련 교육ㅋㅋㅋㅋㅋ’이라는 글을 에타에 업로드 했다. 익명의 학우는 ‘가르칠 게 없어서 페미를 가르치냐’는 글을 작성했고 해당 게시글에는 93개의 댓글이 달려 많은 학우가 썰전을 벌였다.
 

비단 젠더갈등뿐 아니라 평범한 게시글에서도 쉽게 싸움이 발생하기도 하며 민감한 문제에 있어 과감한 표현이 난발하고 있다. 한 게시글로 인해 비판 여론이 형성되면 의견과 의견이 이어져 결국 그 비판은 중립성과 객관성을 잃게 돼 비난으로 변질된다. 최근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서는 총학생회의 축제 진행 공지 중 일부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비판 여론에 동조한 일부 세력은 지나친 비난을 일삼았으며 공지 이후 15개의 핫 게시글 중 13개가 비판·비난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유주영 학우(한경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는 “익명에 가려져 있다는 이유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거나, 근거 없는 비난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모습이 그저 안타깝다”며 심경을 보였다. 이어 “학우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최고의 장점이다. 하지만 순기능을 악용해 악플의 장이 돼버린 에타의 실황을 알리고 에타의 사건사고들을 통해 대학생들이 경각심을 느낄 필요가 있다”라고 순기능 이면에 있는 위험성을 강조했다.

 

 

에타 내 악플, 혐오 표현 등이 심각해지자 10월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에타 내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비하 정보의 자율규제강화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권고에 그칠 뿐 익명이라는 자유롭고 편리한 소통공간에서의 강력한 제재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나친 악성 게시글 및 댓글에 대해 신고 기능이 있지만, 청년참여연대 이슈리포트 설문조사에 의하면 321명의 이용자 중 신고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이용자는 124명(38.2%)뿐이었다. 그 이유는 ‘소용 없을 것 같아서(34.8%)’로 시스템 내 기능으로는 온라인 인권 보호가 미흡함을 알 수 있다.

 

결국 보다 건전한 커뮤니티 이용에 있어서 이용자의 윤리의식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 커뮤니티인 만큼 에타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모두 20살 이상인 성인이다. 더 이상 자신의 법정 대리인이 책임을 대신 져주지 않으며 각자의 언행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익명이라고 해서 입력된 문자들마저 주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인의 책임감과 의지에 맡기는 것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 지속될 것이며, 이미 문제를 인식했을 때에는 피해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있는 상황이다.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이 일어나고 있는 이상 에타는 더 이상 건전한 커뮤니티라고 볼 수 없다. 본래 목적과 취지에 맞는 커뮤니티 문화가 형성되기 위해 사전 온라인 윤리 교육, 악성 정보 및 댓글에 대한 강력한 제재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익명이라는 편리한 커뮤니티 속 악성 정보 및 혐오표현은 마치 바이러스와 같다. 내가 소속된 에브리타임은 그나마 문제를 인식한 몇 명의 익명 친구들이 있지만 전파가능성을 품고 있는 위험한 인자들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아직 에브리타임에 필요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나와 당신의 매일이 관여되는 에브리타임이 바이러스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요즘처럼 에타에서도 일정한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당신의 에브리타임은 어떠한가? 나의 에브리타임과 당신의 에브리타임이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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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기자

국립 한경대학교 법학과 18학번 재학중인 캠퍼스엔 기자 임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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