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퍼스엔/이윤주 기자]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또 우울하고 지친 현대인들에게 하루의 시작과 끝을 달래주기도 하고 아니면 그 이상을 선사해주고 있는, 어쩌면 우리 삶에서 빼놓기 힘든 것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듣겠지만 요즘 음원 사이트 차트 순위는 좀 이상하다. 일명 ‘사재기’.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르면 사재기는 ‘음반⋅음악영상물 관련업자 등이 제작, 수입 또는 유통하는 음반 등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해당 음반을 부당하게 구입하거나 관련된 자로 하여금 부당하게 구입하는 행위’라고 명백히 명시되어 있다. 최근 음원차트를 보면 이러한 불법행위를 일삼아 음원 순위를 조작하는 사재기 가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근거로는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이름 모를 가수가 유명 아이돌의 거대한 팬덤의 저력을 이기고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트로트를 즐겨듣는 40․50대 음원 순위에서마저도 굳건히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음원 사재기 의심을 받는 당사자들은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일지 모르나, 엄청난 정보와 마케팅이 넘쳐나는 SNS의 영향이 오랜 기간 동안 차트에 머물도록 할 만큼의 화력을 가지는지 의구심이 든다.
처음 보는 이름의 가수들이 차트에 점점 올라오기 시작할 때, 필자는 그 무명에 대한 설움이 느껴졌다. 그러나 비단 음악 분야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 종사하는 아티스트들이 하루에도 수십 개씩 쏟아지는 음악과 혹은 작품 그 외의 것들에서 무명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려 안간힘을 쓰고 있을 것이다. 단호히 말하지만 음원 사재기는 절대 정당한 것이 아니며, 정당한 대가도 아니고, 그 어떤 노력도 담겨있지 않다. 잘못된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고 싶은 것이라면 성공했다. 그러나 필자의 기억 속에서 노래가 좋고 나쁨을 떠나 ‘사재기 가수’, ‘불법행위를 한 가수’라는 프레임을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하나, 그들은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대단히 피해를 주고 있다. 정말 사재기를 하지 않은 가수들도 의심받게 되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차트에 오르게 된 가수들이 모두 사재기를 했는지는 현재까지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아니 어쩌면 방관하고 침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불편해진 이 상황. 모든 것은 ‘그들’의 양심에 있다. 음원 사재기를 한 가수들의 노래는 소비하지 말자는 의견도 무수하다. 필자는 글의 서두에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음악을 듣는다고 말했다. 절대적 기준이 없는 취향에 우리는 언제부턴가 양심을 논하고 있다.
차트 인만 한다면 그럭저럭 성공이 보장되기에 차트 인을 하기 위해 불법행위를 하는 이들. 그리고 어느 샌가부터 의미와 가치를 잃은 음원 차트. 차라리 음원 차트를 없애고 개인의 기호에 맞게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논란도 어느 정도 가라앉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