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엔/안성희 기자] 지난달 29일 동대구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도주를 시도해, 의료진 2명과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각종 SNS와 인터넷에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직접 목격한 시민이 촬영한 영상 속에는 방진복을 착용한 의료진이 한 시민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가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에 대구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안감과 공포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랐고, 일각에선 ‘대구시가 코로나19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정보가 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상황은 한 유튜버가 장난으로 벌인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달 20일, 코로나바이러스-19 확진을 받은 국내 31번째 환자가 의료거부를 표하며 의료진들을 폭행하고 난동을 피운다는 소문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가짜 정보였다.
이처럼 명확하지 않고, 근거 없는 정보를 꾸며내고 사실과는 전혀 다른 ‘가짜뉴스’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더욱 심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군중심리로 인해 시민들은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 능력이 저하되고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여 대중의 흐름에 따라 휩쓸리고 있는 상황이다.
극도의 불안과 공포는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고, 정부에 대한 불신, 타인에 대한 혐오가 심화되어 대중이 범죄와 비도덕적인 사건들을 초래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의심 판정을 받은 한 어린이집 교사는 검사를 받는 과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에 의해 개인 신상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되었다. 이 교사에 대한 가족정보, 집 주소, 전화번호 등이 온라인에 공개되었으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교사는 최종 검사 결과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다. 또한 국내 3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개인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되어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정신과 상담과 심리 안정제 투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팀에서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 관련 상황별 두려움을 느끼는 정도’ 결과를 보면 5점 만점에 ‘확진자가 됐을 때 주변으로부터 받을 비난, 추가 피해’가 3.52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보다 주변으로부터의 비난을 더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탓을 돌리고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19에 대한 과잉불안을 초래하고 2차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개인이 판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책임을 확진자의 탓으로 돌리는 자세를 지양하도록 해야한다. 사회적으로는 가짜뉴스와 허위사실유포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마련하고 최초 유포자를 조사하여 처벌하도록 하는 대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