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엔/신유진 기자] 스마트 21세기, 이에 맞추어 등장한 용어가 '호모 스마트쿠스'이다. 명칭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이는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를 사용하며 삶의 영역을 바꾸어나가는 신인류를 의미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서로를 호모 스마트쿠스로 정의한다. 스마트 기기를 능숙하게 이용하고,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획득하며,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전국의 대학교에 혼란이 일었다.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모이는 졸업식과 입학식을 비롯한 대학 행사가 취소되었다. 또한 개강을 비롯한 학사일정들이 유례없이 미뤄졌다. 대부분의 대학교는 1주에서 4주 개강을 연기했으며, 개강 이후 2주간의 온라인 강의를 공지했다. 학생들과 교직원 모두 낯선 상황에 마주한 것이다.
개강 후 2주간의 수업을 대체하게 된 온라인 강의는 삽시간에 화두로 떠올랐다. 그에 대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대학교 자체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미존재 △대학교 자체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 존재하나 원활한 접속과 서버 이용이 어려움 △온라인 강의 제작 장비 및 인력 부족 △온라인 강의로 인한 강의의 질 저하.
물론 평소 사용하던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사용하거나 빠르게 대체재를 찾은 대학교도 여럿 존재했다. 하지만 자칭 호모 스마트쿠스인 우리는 위와 같은 문제 상황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교육부는 대학교에, 대학교는 각 교직원에게 실질적인 대책보다는 선택권을 떠넘겼다. 이에 온라인 강의 진행 없이 단순 보고서 등의 과제 제출로 수업을 대신하거나, 오프라인 보강을 잡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적 자원의 총체라고 하는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를 택한 것이다. 한편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는 학교 중 일부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든 것을 쉽고 빠르게 스마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우리의 교육이 10년 전, 20년 전보다 디지털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 기술은 우리 개개인의 손에, 그리고 모두의 일상생활에 완연히 녹아들지 못했다. 즉 전체적으로 뭉뚱그려보았을 때는 '스마트'한 21세기지만 아직 낱낱이 흝어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리가 스마트 기술에 익숙한 호모 스마트쿠스라고 착각하고 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개인이 스마트 기술을 익히기 위한 노력을 달리한다면, 그러한 노력을 위한 지원과 교육의 밑바탕이 단단해진다면 미래는 한층 더 '스마트'해질 것이다. 그때의 우리는 온전한 호모 스마트쿠스로 존재하기를 바란다.